컴터 좀 만질 줄 아는(조립, 분해, 자가수리가 가능한) 유저들을 보면 특정 브렌드에 집착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워낙에 많은 브렌드들이 있고, 각 브렌드들에 대한 신뢰도를 각자의 경험이나 인터넷상의 리뷰를 보고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생기는 고집 비슷한 것이죠.

저같은 경우엔
시퓨는 I당 (저가형에서 A당이지만 메인스트림은 언제나 I당)
보드는 기x바x트 (아x스 보드도 좋아했었는데, 얼마전에 965보드 하나 덕분에 완전 신뢰를 잃었음)
파워는 시x닉 (550와트 파워로 거의 3년간 365일 24시간 하드 5~7개를 공유 돌려도 문제가 없었음)
램은 삼x (딱히 좋은 제품도 아니지만 딱히 문제도 없음 ^^;;)
그래픽은 N당 (A당은 제발 드라이버 좀...;;)
하드는 서부전자 (바다음속이나 삼별에서 문제가 생긴 적은 없지만, 언제나 가격대비 용량과 신뢰도에서 서부전자가 앞서더군요)
마우스는 L사 (M사 마우스는 휠이 걸리는 느낌이 없는게 개인적인 단점)
이런식으로 부품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물론 타사 제품이 안좋은 것은 아니지만, 실질적으로 저 개인의 경험상 문제가 없던 제품에 대한 신뢰가 생기는 것은 어쩔수가 없더라구요.

오늘 이 글은 제목에 써있다시피 아이락스 키보드에 대한 개인적인 소감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약 2년전에 구입한 6100모델부터 최신의 6431모델까지 아이락스 제품을 5가지 사용해봤고, 각 모델에 대한 개인적인 소감을 적어보려 합니다.
글의 특성상 특정 상표에 대한 언급을 안할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약 2년전쯤부터 갑작스럽게 데스크탑용 키보드에서 펜타그래프형 키보드가 유행하기 시작했었습니다.
펜타그래프형 키보드는 일반적으로 노트북에서 많이 사용되던 제품인데, 그 특유의 쫄깃한 맛을 데스크탑용 키보드에 그대로 사용하고 싶어하던 소비자들에게 매우 반가운 일이였죠.

그중에 선두 주자였던 제품이 아이락스 키보드들입니다.
그때 저도 마침 사무실용 피씨를 맞추는 중이였던지라 펜타키보드를 한번 써보고 싶어서 아이락스 최초의 모델인 6100모델을 구입했습니다.

바로 이제품이지요.
초기형 모델이여서 그런지 제조단가를 낮추기 위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녀석은 그 흔한 높이조절기능 조차 없습니다. 다만 고무로 된 다리가 동봉되어 있어서 양면테이프로 붙여서 높이를 조정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낮추고 싶으면 다리를 떼어내는 수 밖에 없지만 한번 높이 조절을 하면 그뒤로 건드릴 일이 별로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딱히 단점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게다가 다리가 고무로 되있다는 점은 생각외의 큰 장점이 됐는데, 그 이유는 책상과의 마찰력이 높아서 키보드를 두들기는 동안에 들썩거리지 않고 묵직하게 고정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제품의 큰 장점 중 하나가 무게입니다. 키보드 프레임을 쉣덩이로 만들었는지 몰라도, 밑에 나올 타 키보드에 비해서 굉장히 묵직해서 타이핑시 매우 안정된 느낌을 줍니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써본 아이락스 키보드들 중에 가장 큰 만족감을 준 제품이며, 아래의 제품들을 구입하도록 아이락스에 대한 신뢰감을 준 제품입니다.


사무실에서 사용하던 6100제품이 매우 만족스러워서 집에서 사용하는 키보드도 아이락스로 구입하려는 시점에서 신제품이 나와서 구입해본 6170 모델입니다.

6100모델과 차이점은 일단 키보드 주변에 은색테두리가 생기고 숫자키패드 상단에 파워버튼이 생긴 점이지요.
만약에 컴터 본체를 책상 아래에 놓고 쓰며, 케이스의 파워버튼이 하단에 있다면 이 키보드의 파워버튼이 꽤나 유용할 수 있었을 겁니다.
은색테두리도 제품을 좀더 비싸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었으면 인테리어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운 키보드였습니다.
전체적으로 딱히 흠잡기 어려운 제품이였는데, 개인적인 단점은 6100과 달리 유광이여서 먼지가 눈에 잘 띄는 점이 좀 거슬렸습니다.


위의 제품을 약 1년간 사용하다가 동생의 컴터를 맞추는 시점에서 또 신제품이 나와서 6170을 동생에게 주고 구입했던 6300모델입니다.

6170에 비해서 심플한 맛이 있었고, 키보드의 상판이 유선형이여서 먼가 더 보기 좋아보이는 효과는 있었습니다.
다만 이 키보드부터 아이락스에서 스페이스바의 크기를 살짝 줄이고 한/영키의 크기를 약 1.5배로 키우기 시작했는데, 이거 적응이 안되더군요...;;
게다가 키보드가 좀 가볍습니다. 타자 치다보면 키보드가 들썩들썩...;;; 개인적으로 만족감이 좀 적었던 모델이였는데 이사하는 도중에 고장이 나서 버려지게 됩니다.


이녀석은 좀 번외편으로 신혼집을 차리게 되면서 거실용 HTPC를 맞추면서 그냥 싼맛에 구입했던 6560모델입니다.

보시다시피 무선키보드이며 마우스와 셋트입니다. 그냥 거실에서 동영상 플레이어 컨트롤이나 할려고 구입했기에 제품의 품질 따윈 신경 안쓰고 고른 모델입니다. ^^;
마우스는 엄지손가락쪽에 버튼이 2개 있어서 웹서핑시 좀 도움이 됩니다. 다만 싼 제품이 그렇다시피 무선마우스 특유의 딜레이가 좀 있습니다.
그리고 키보드는 큰 단점이 하나 있습니다. 이게 제가 가지고 있는 제품만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스페이스바의 양쪽을 누르면 제대로 눌러지지 않습니다. 가운데부분을 눌러야지 제대로 눌러지더군요.
책상에서 메인피씨용으로 구입하실 분이 있다면 말리고 싶은 제품입니다.


다시 메인피씨용 키보드 이야기로 돌아와서 위의 6300모델을 버리고 선택한 6431모델입니다.

보시다시피 테두리가 굉장히 얇습니다. 디자인적인 부분에선 저에게 만점입니다.
다만 저는 이제품을 3개월도 안되서 아이락스 AS센터에 보내서 6100모델로 교환했습니다.

그이유는
1. 내구성이 굉장히 의심됩니다. 구입한지 며칠되지 않아서 한/영키가 튕겨져 나오더군요. 원래 팬타키보드는 키캡이 빠져도 그대로 꾹 눌러주면 끼워지는데, 이녀석은 복구가 안되더군요. 게다가 3개월째에는 C키가 또 튕겨져 나왔습니다.
제가 집에서 키보드로 하드코어하게 게임하는 유저라면 몰라도 집에서 피씨 사용시간이 1~2시간밖에 안되며 게임도 안하는데 어이없는 일이죠.
2. 6300모델부터 한/영키의 크기를 키우기 시작하더니 이번 모델에선 급기야 윈도우키,알트키등이 전부 컨트롤키와 비슷한 크기로 키워졌습니다.
전모델도 적응하기 힘들었는데, 이번 모델은 정말 절대 적응을 못하겠더군요. 항상 한/영키를 누르려다보면 알트키를 눌러서 오타가 나옵니다.
3. 전모델도 가벼워서 타이핑씨 키보드가 들썩거렸는데, 이모델은 더 가벼워졌습니다. ㅡㅡ; 타이핑할때마다 키보드가 춤을 추더군요.


이상 제가 사용해봤던 아이락스 키보드 모델들에 대한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멀리 돌아오긴 했지만 결국은 최초의 모델이였던 6100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버렸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