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시작부터 말씀드리자면 저는 이 영화가 대단히 불만족스러워서 이런 글을 쓰게 됐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1. 나는 '스파이더맨2'를 보러 간거지 '500일의 그웬'을 보러간 게 아니다.
덕분에 그웬 분량이 많다는 점은 좋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의 주관객층이 원했던 영화는 2시간반이란 런닝타임 중 반이상을 연인들의 밀당에 할애하는 영화가 아니라고 생각되네요.
그리고 그렇게 밀당질을 했음 결국 행복하게 살기라도 해야지.......ㅠㅠ


2. 빌런들의 탄생과정이 이해가 되는 넘은 공감이 안되고, 공감이 되는 넘은 이해가 안된다.
맥스가 왜 '일렉트로'라는 빌런으로써 눈을 뜨는지 영화 초중반 내내 아주 친절하게 묘사해줍니다.
이해는 되요. 열폭하는거자나요. 근데 이게 그리 공감이 되진 않네요.
그리고 해리 오스본.
뜬금없는 불치병 때문에 맘고생도 심하고, 지인들과의 불화, 부하직원과의 갈등(?)으로 힘든거.....
이 모든게 참 보는 내내 가슴 아픕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갑자기 사악해지신거에요...ㅡㅡ?


3. 마크웹 감독이 문제인가? 아님 시나리오 문제인가...?
a. 두 비행기가 충돌하기 바로 직전에 간신히 피했어요.
근데 그 뒤에 환호하는 관제탑 직원들을 보여주는 연출..... 아......이거 개인적으로 좀 오글거립니다.....
그냥 주먹 불끈 쥐고 안도하는 연출 정도가 적당하지 않았을까요?
b. 마지막에 꼬맹이가 '라이노'랑 맞짱 뜨러 나갑니다.
아..... 이건 또 무슨 뜬금없는 전개인가요....ㅡㅡ?
걍 라이노가 쏘는 미사일이 관중에 있는 꼬맹이에게 날라가는 도중에 스파이디가 급등장해서 막아주는 정도로는 안될까요?


4. 리차드 파커씨, 그게 끝인가요...ㅡㅡ?
1편부터 먼가 엄청난....마치 세계 종말급의 떡밥이라도 가지고 계신가 했더니만....
그게 끝인가요....? 예....?


5. 영화 한편은 그 한편으로 깔끔하게 끝내주세요.
시리즈 오래 끌어야 하는거 이해하지만, 이게 무슨 일주일마다 해주는 드라마도 아니고...ㅡㅡ
이렇게 지저분하게 떡밥 질질 흘리면서 영화 끝내지 맙시다....


6. 그웬 살려내라 이넘들아.....ㅠㅠ
원작 코믹에서 그웬이 거미줄에 매달리면서 목뼈 부러져 죽는건 이미 알고 있어요....

근데 영화에선 거미줄로 잡는 순간! 바닥에 살짝 바운스 하더라구요.
그래서 혹시나 이것 덕분에 목뼈 안 부러지고 살아나지 않을까 기대했어요....
그런데 코피 줄줄.....ㅠㅠ

그리고 그 다음 장례식 장면....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혹시나 반전이 있을까 기대했어요.
사실 이게 그웬 장례식이 아니라, 해리 장례식이 아닐까....
장례식 끝나고 피터가 그웬에게 병문안 가는 장면으로 끝나지 않을까.....
그런데 그 희망조차.....ㅠㅠ


요즘 사회적으로 많이 우울한데, 영화에서까지 이렇게 우울해지니 정말 멘탈이 와르르 무너집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