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인 3을 보면서 이 시리즈도 이제 끝났구나....라고 포기하고 이번 4는 그냥 스킵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개봉 첫날에 문화의 날이라고 5처넌 할인 행사를 하길래 롯데포인트로 충동구매(?)를 해버렸네요...;;;

 

 

지금은 그 5천 포인트가 너무너무 아까워 피눔물이 날 지경입니다.....ㅠㅠ

 

 


1. 몰입이 안되다.

일반적인 영화는 관객이 그 영화의 어떤 캐릭터에게 몰입해서 어떤 '성장'의 쾌감을 느껴야 합니다.

트포1을 예를 들자면, 샘이라는 찌질한 주인공이 우연히 외계인들과 연관되면서 각종 갈등을 극복하고 마지막에 여주인공의 사랑을 얻게 되죠.

트포2는 좀 애매하긴 했지만, 마지막에 캐관광 당한 옵티머스가 부활하면서 제트파이어와 합체하는 성장의 카타르시스를 안겨주긴 했습니다.

그런데 트포3부터는 우리는 도대체 이 영화의 어떤 캐릭터에게 몰입을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게 됩니다.

이번 트포4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토봇 5마리, 인간 3명이 나오지만 그 어떤 캐릭터도 관객이 몰입할 수 있는 캐릭터가 없습니다.

 

 

 


2. 두서없는 연출과 시나리오

분명 액션 시퀸스를 따로따로 분리해서 보면 정말 화려합니다.

그런데, 이 액션들이 너무너무 뜬금없이 등장해요.

마치 액션 시퀸스만 미리 만들어놓고, 그 시퀸스에 맞춰서 시나리오를 쓴게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예1. '그림록에 옵티머스가 타고 싸우면 간지 나겠지?.'→'그런데 그림록을 어떻게 등장시키지?'→'그냥 락다운 우주선에 있었다고 해'

 

예2. '작년 맨오브스틸에서 건물이랑 자동차 들어다놨다 하는거 멋지더라'→'그래? 그럼 락다운 우주선에 그런 무기를 넣지 머'

 

예3. '캐릭터 중 프로드라이버가 하나 있음 간지나는 카체이싱 시퀸스가 나올 거 같은데?'→'그래? 그럼 주인공이 위험한 순간에 옆에 대기시키자'


농담 아니라 시나리오 회의 때 진짜 이런 식으로 회의를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ㅡ,.ㅡ

하나하나 예를 들면 끝이 없을 것 같네요.

 

 

 


3. 변형의 쾌감은 어디로??

사실 우리가 트랜스포머를 치밀한 시나리오를 즐기려고 보는 것도 아니고...

로봇들이 간지나게 변형하고 투닥투닥 멋지게 싸워주면 그만 아니겠습니까?

트포1에서 그 옵대장의 변형에서 느껴던 전율을 다시 느끼고 싶은거자나요.


그런데 이번 적 세력은 그런게 없어요. T-1000 마냥 후루룩하면 로봇, 후루룩하면 자동차.....

아....도대체 이게 뭡니까???!??!


전투도 말이죠. 투닥투닥 싸우다가 휘리릭 변형해서 이리저리 휘젓고 다니다가 휘릭 변형해서 또 싸우고...머 이런 식이야 트랜스포머다운 전투가 아닐까요?

이것들은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로봇형태로만 싸우다가 이 동네에서 저 동네로 이동할때만 비클모드로 변형하는 식이니 액션이 연결도 안되고 이거 참....;;;


 

 

 

4. 캐릭터의 실종

전작의 옵대장은 현명한 지도자같은 이미지였는데, 4에선 그냥 닥돌하는 여포에요.

범블비는 귀염귀염한 강아지같은 이미지였다가 이젠 걍 성질 드러운 분노조절장애자가 되었고...

머.. 3편과 4편 사이에 험한 일이 있었기에 그런 성격이 되었다....라고 이해는 할 수 있지만, 좀 깬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더군요.

 

 

 


5. 이젠 지겨운 마이클베이표 클리셰

고집불통에 가사능력 제로의 딸바보 아빠

비명지르는 미녀

비장한 각오

오그라드는 대사

마지막 적장을 물리치고 석양을 등진 키스

 

 

물론 영화 좀 보던 분들이라면 다 아는 사실이죠. 베이가 만드는 영화는 결국 어떤 영화가 되는지.

그런데도 우리는 이 '트랜스포머'라는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버릴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욕을 해도 결국은 거대한 스크린에서 이 변신로봇들의 쌈박질을 봐야 성미가 풀린단 말이죠.


이러니깐 베이가 계속 이 따위인게 아닐까요?

항상 만들던대로 만들어도 영화는 계속 흥행하니깐 말이죠...ㅡ,.ㅡ


이 글을 보신 회원님이나 비회원님들은 아무리 이 영화가 궁금하더라도 케이블에서 방영할때까지 한번 참아보시는게 어떻겠습니까?

한번 이 영화가 흥행에 참패해서 폭망하게 만들어서 마이클베이와 제작진들에게 빅엿을 먹여줘야 다음엔 제대로 된 감독과 시나리오로 영화를 만들어주지 않을까요?


저와 비슷한 세대(70년생)라면 유년시절부터 우리와 함께 놀아준 이 '트랜스포머'라는 캐릭터들에게 대한 의리를 지키기 위해선 이 영화를 관람하는게 아니라 보이콧을 하는게 제대된 의리가 아닌가 싶습니다....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