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시시하기 그지없는 일이지만, 간혹 웹상에서 건프라의 끝판왕이 뭐냐는 유치한 논쟁이 생기곤 해요.
물론 다양한 의견이 있겠지만, 저는 발매된지 20년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이 덴짱이 (보통 건덕이 상식적인 선에서 지를 수 있는) 끝판왕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꿈에 그리던 덴짱을 앞에 놓고 보고 있자니 참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기체가 사실 우주 전용 MA란 말이죠?
이렇게 초라하게 중력에 묶여 스탠드에 얌전히 놓여있을 놈이 아니란 말입니다.


그래서 이 거대한 놈에게 하늘을 훨훨 날아다닐 자유를 주자!
'날아라! 우주의 보라매' 프로젝트 시동!!

 


먼저 듀얼모니터를 정리하면서 잉여가 된 모니터암을 하나 준비합니다.

이게 9kg 하중까지 버틴다고 하니 대충 5kg 정도되는 덴짱도 버틸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럼 이걸 어떻게 덴짱에게 고정시킬지 고민하며 리버스엔지니어링을 해봅니다.

오키스 몸통에 커다란 철판이 3개 있네요.

몸통 가운데에 뭔가 튼튼한 막대기를 하나 박아넣고 이 철판들과 고정시켜주면 어떨까...?
그런데 그런 물건이 그렇게 흔하게 있을리가....

 

까꿍!


?!??!?
아니 어쩜 이렇게 딱 원하는 모양의 쇠막대기가!? ㅋㅋㅋㅋㅋ


자 그럼 재료는 준비된 듯 하니 톱을 썰고,

 


드릴로 뚫어줍니다.

(막대기 길이가 딱 2cm만 길었으면 정말 안정적인 위치에 뚫어줄 수 있었을텐데 그게 참 아쉽네요.)

 


그리고 피스못 2개를 이용해 고정!!

 

 

오오... 이 안정적인 파지감...!

(마치 38,900kw의 출력으로 풀스윙 할 수 있을 것 같아!! ㅋㅋ)


이제 모니터암 마운트에 구멍 뚫어서 이 막대기를 고정시켜봅니다.

성공!!! ㅠㅠ


오키스는 완료됐고, 이번엔 스테이맨 차례입니다.
먼저 엉덩이에 3mm 구멍을 뚫어주고,

 


오키스와 스테이맨을 연결해줄 임시 스탠드(?)를 하나 만들어줍니다.

 


그럼 이걸 오키스에게 콱! 물려주면...

 


스테이맨 사출 장면 완성!! ㅠㅠ



아마 대충 눈치 채셨겠지만 이건 덴짱을 대표하는 두 일러스트를 오마쥬해 본 겁니다. ^^



 

기왕 멋지게 셋팅했으니 이리 저리 돌려가면 사진 좀 찍어봅니다.

 


아무래도 사진으로는 그 1m 가까이 되는 거물이 공중에 떠있는 느낌을 전달하기가 힘드네요.
그래서 간단하게 영상도 하나 찍어봤습니다.
https://www.youtube.com/shorts/XUbehuH2mHs

 


끝으로 혹시나 이 작업기를 보고 따라하실 분이 계실까봐 몇가지 제 경험을 공유하자면,

1. 모니터암이 9kg를 버틴다고 해도 그건 모니터같이 납짝한 물건일때 이야기지, 이런 거대한 놈이 매달리니 고개를 제대로 못 드네요. 아무래도 좀더 고하중을 버틸 수 있는 물건이 필요할 듯 합니다.

 

2. 덴짱에 박아준 쇠막대기(?)는 '코끼리코 옷걸이'라 검색하면 찾을 수 있습니다.

 

3. 당연한 이야기지만 전동드릴은 필수입니다. 철판, 옷걸이, 모니터암 등등 무시무시한 쉣덩이들에 뚫어야 할 구멍이 한두개가 아닌지라...

 

4. 저는 촬영만 하고 암에서 분리해서 내려놓을 생각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장기간 전시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아서요. ^^;;


이제 건덕으로 풀어야 할 숙제를 하나 끝낸 기분이라 참 상큼하네요. ㅋ
긴 스크롤 끝까지 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