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블랙박스를 주문했다고 글을 올렸었습니다.
http://cafe.dalong.net/board.cgi?id=cafe2010&action=view&gul=16416

하루뒤에 제품을 받고 설치한뒤 조금 사용해보고 사용기를 올린다고 하는 것이 조금 늦어져서 이제서야 글을 쓰네요. ^^;



구입하자마자 바로 장착을 하는데, 다른 블박에 비해서 조금 애로사항이 있었습니다.


옆에 있는 룸미러와 크기비교를 해보시면 알겠지만 LCD창이 내장된 녀석이라 그런지 크기가 무쟈게 큽니다...!!



원래는 아래사진과 같이 기존에 장착되어 있던 MD7000용 블박처럼 룸미러 뒷쪽에 장착하려고 했었는데,

(출처 : 다음 마이어코드 카페)



이녀석은 덩치가 워낙 크다 보니깐 같은 위치에 장착하게 되면 룸미러 아래로 블박이 너무 많이 튀어나오게 되더군요.

운전할때 시야확보가 우선이다라고 생각해서 룸미러 오른쪽에 붙어있던 하이패스를 떼어내고 그 위치로 블박을 붙여줬습니다.




하이패스를 룸미러 뒷쪽으로 이동시키고 블박을 룸미러 오른쪽에 붙여주니 시야에 많은 지장을 주지 않아서 이 위치로 결정했습니다.
다만 위치가 오른쪽으로 좀 쏠려있다보니 촬영각도를 차량의 정중앙으로 맞추면 화면이 오른쪽으로 살짝 기울어진 모양이 되버리더군요.





전원을 켜고 녹화중인 모습입니다.
시거잭이나 퓨즈에 연결하고 시동을 걸어 전원이 들어가면 약 5초 정도 뒤에 자동으로 녹화를 시작합니다.

이 LCD가 있느냐 없느냐는 블박의 장착각도의 결정에 아주아주 큰 역할을 합니다.
LCD가 없는 모델같은 경우엔
블박장착->녹화->끔->메모리카드 분리->컴터로 가져가서 재생->각도확인->각도가 맞을때까지 다시 차에 가서 메모리 끼움.....이하 무한 반복....의 삽질을 계속해야 하는데,
이렇게 LCD가 있으니 그냥 화면보고 각도 조정하고 붙여주면 땡입니다. 아주 편하죠.

물론 장착할때만 편한 것이 아니라 불의의 사고가 일어나서 블박에 저장된 영상을 확인할때도 편합니다.
일반 블박같은 경우엔 저장된 영상을 확인하기 위해 근처 피씨방을 가야하는 경우까지 생기는데, LCD가 있으면 그런 불편함이 없죠.





구입할때 옵션으로 렌즈를 80도 화각과 130도 화각으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기본은 80도 화각이고, 130화각으로 선택할 경우 1만원의 추가금이 들어갑니다.

제가 지금 샘플 화면이 없어서 글로만 설명을 드리자면,
80도 화각은 차량 본넷 앞부분 정도만 보이는 화각입니다. 좌우측은 보이질 않습니다. 다만 화각이 좁으니 조금 더 멀리 있는 차량도 확실하게 녹화가 됩니다.
130도 화각은 차량 본넷의 양쪽부분도 보이는 화각입니다. 이 화각은 밑의 동영상을 보시면서 확인하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블랙박스의 사용기에선 이런 장착 사진보단 녹화된 영상이 더 중요하겠죠?
바로 영상 확인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토요일 오후에 찍힌 영상입니다. 지하도로를 통과하고 조금 전진하다 우회전하면 역광인 상황입니다.
광량의 급격한 변화에 제대로 반응해서 노출을 바로 조정해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화각이 넓직해서 상황 식별하기도 아주 좋습니다.

다만 세부적인 디테일들이 너무 많이 뭉개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앞차와의 거리가 3미터 이상 떨어지면 하얀색과 노란색 번호판은 식별이 불가능해지고, 초록색 번호판은 5미터 정도 떨어지면 식별이 불가능합니다.
정지되어 있을때는 조금더 멀리 있는 번호판도 확인이 가능한데, 차량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정신없이 뭉개집니다.







위의 2개의 영상은 오늘 아침 출근길에 찍은 영상입니다. 비교적 광량이 적은 아침이라 전체적으로 좀 어두운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토요일에 찍었던 영상에 비해서 급격한 광량의 변화가 없어서 꾸준하게 비슷한 노출로 녹화가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HD1000 모델은 이벤트 녹화 기능이 없습니다.
이벤트 녹화 기능이 무엇이냐 하면, 블박 안에 내장된 충격감지센서가 작동되면(차량에 충격이 가해지면) 그 순간의 영상을 따로 저장하는 기능인데요.
이 모델은 이벤트 녹화 기능이 없는 대신 연속으로 저장되는 파일의 저장갭을 0.2초로 줄였다고 합니다.


위의 영상은 그 위에 있던 2개의 영상을 합치고 그 중간의 10초만 잘라낸 영상입니다.
잘라내고 인코딩하는 과정에 먼가 오류가 생겼는지 초반에 화면이 이상하게 보이는데 그부분은 신경쓰지 마시고, 영상의 5초에서 7초 사이를 주목해주시기 바랍니다.
중간에 살짝 끊기는 부분이 있죠? 그부분이 파일 2개가 연결되는 부분입니다.


이 영상에선 움직임이 적어서 확인하기 좀 어려우니 다른 영상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영상은 약 일주일 전에 고속도로에서 찍혔던 영상 2개를 합치고 역시나 10초로 잘라낸 영상입니다.
중간에 보시면 영상이 합쳐진 부분(5초에서 7초 사이)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정도면 이벤트 녹화가 따로 없어도 상황판단에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현재 이 제품의 단점은 위의 영상들을 보면 아시겠지만, 해상도에 비해서 저장된 영상의 디테일이 너무나도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차량이 정지된 상태에서의 영상을 보면 잘 나온단 말이죠.


제가 봤을때 이것은 영상이 저장되는 과정에서 인코딩 알고리즘에 문제가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조사의 홈페이지에 문의를 하러 갔더니...




저만 그렇게 생각한게 아니였더군요. ㅋㅋㅋ
이미 홈페이지 게시판에 화질에 대한 글들이 넘쳐나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제조사가 제품만 팔고 나몰라라 하는 곳이 아니라 게시판에 글이 올라오는데로 답변은 다 해주고 있더군요.

현재 공지사항으로 나온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1. 화질에 조금 열화가 있더라도 적당한 사이즈의 용량으로 줄여야 했다.
2. 왜나면 HD 해상도로 녹화하느라 저장된 영상의 용량이 크다.
3. 용량이 크다보니 메모리로 저장되는 시간의 갭이 생긴다.
4. 이 갭이 크면 저장되는 파일들 사이의 갭이 커져서 블랙박스로서는 쓸모가 없다.

머 나름 머리로는 납득이 되는 설명입니다만, 기껏 고해상도로 녹화하면서 화질이 이러면 너무 아쉬운 것은 사실입니다.
제조사에서도 개선된 화질을 위해서 펌웨어 개선에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하니 일단 기다릴 수 밖에요.


그리고 또 하나의 단점을 지적하면 측광 부위가 너무 넓습니다.
이게 무슨 소리냐 하면 블박을 설치할때 보통은 화면의 중간이 지평선에 맞춰지게 각도를 맞추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렇게 설치를 하면 블박이 하늘과 지상을 동시에 측광하다보니 화면의 노출이 엉망진창입니다.
위에서 제가 녹화한 영상을 보시면 하단의 1/5 정도가 본넷으로 가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게 일단 임시방편입니다.
블박의 각도를 낮춰서 영상의 반이상을 지상으로 맞추면 어느정도 제대로 된 측광을 하더군요.




이상 약 2주간의 블박 사용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결론을 짓자면 현존 블랙박스용으로 나온 제품 중에선 고화질 제품이지만, 만족스러운 화질은 아니다...라는 것이 제 결론입니다.

제가 제조사에게 바라는 것은
1. 영상 저장시 압축 알고리즘의 개선
2. 측광부위를 영상의 하단으로 맞춰줄 것.

위의 2가지만 개선된다면 현재 가격(10만원 후반)에 이 이상 바랄게 없는 최고의 블랙박스입니다.